얼마 전에 청년들과 함께 <김씨 표류기>라는 한국 영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올 해 토론토 국제 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던 이 영화는 상업적으로 큰 흥행을 하지는 못했지만 잔잔한 감동과 긴 여운을 주는 작품 입니다. 개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말하자면, 이 영화는 세상으로부터 버림받고 외면당한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소통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의 줄거리를 간단하게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카드 돌려 막기로 부채를 갚다가 도저히 갚을 수 없는 큰 액수의 부채를 떠안은 남자는 결국 그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한강 다리 위에서 뛰어 내려 자살을 감행합니다. 그러나 물 속에서 정신을 잃은 그가 물결에 떠밀려 도착한 곳은 당국의 특별한 허락이 없이는 들어 갈 수 없는 도심속 무인도인 밤섬입니다. 그 곳에서 그는 세상의 정글에서 벗어나 혼자만의 자유로운 삶을 즐기며 행복하게 살아 갑니다. 그런데 이마에 있는 화상 흉터 때문에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한 후 한강변 아파트 자신의 방에만 처박혀 사는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여자가 망원경으로 우연히 그를 발견한 후 그와의 아름다운 소통이 시작됩니다. 그러나 세상은 무인도에서 홀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이 남자의 행복을 그냥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결국 남자는 밤섬에서 쫓겨나고, 자신의 유일한 안식처에서 쫓겨난 이 남자를 만나기 위해 여자는 자신의 유일한 안식처인 어두운 아파트 방에서 나와 그 남자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하여 이 사회와의 소통에 실패하였던 두 사람은 마침내 고립에서 벗어나 서로와의 소통에 성공하게 됩니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세상과 단절된 채 외톨이로 살아가던 이 두 남녀가 고립의 장벽을 허물고 다시 소통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가치를 부여하는 사랑이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세상의 사랑은 가치를 추구하는 사랑입니다. 그래서 세상은 가치가 있는 사람들만 사랑합니다. 그러므로 재정적 가치가 없는 이 남자와 외모적 가치가 없는 이 여자는 세상으로부터 사랑을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도리어 그들은 세상으로부터 격리되었습니다. 그러나 서로에게 가치를 부여하는 그들의 사랑이 고립에서 벗어나 서로를 향해 다시 소통하게 하였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사랑을 받을 만한 그 어떤 가치도 없는 자들 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아무런 가치가 없는 우리를 사랑하셔서 우리의 죄를 대신 지시고 십자가 위에 달려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그 십자가의 사랑이 우리를 살렸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으로 말미암아 영원한 죽음의 형벌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죄인이었던 우리가 영원한 생명의 축복을 누릴 수 있는 의인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이 저주받은 우리의 운명을 축복받은 운명으로 바꾸었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이 어둠의 자식들이었던 우리의 신분을 빛의 자녀들로 바꾸었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이 아무런 가치가 없는 우리의 존재를 천하보다 귀한 가치를 가진 존재로 바꾸었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사랑은 “가치를 부여하는 사랑”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비록 가치가 없는 사람들일지라도 십자가의 사랑으로 가치없는 존재를 가치있는 존재로 바꾸십니다. 이렇게 가치없는 존재들에게 가치를 부여하는 사랑이 바로 예수님의 사랑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가치를 부여하는 예수님의 사랑을 소유한 사람들입니다. 그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고 실천할 때 세상의 가치는 바뀔 것입니다. 가치를 부여하는 사랑이 세상의 어둠을 빛으로 바꿀 것입니다. 가치를 부여하는 사랑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막힌 장벽을 허물고 서로를 향해 소통하게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