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숲을 거닐다: 장영희 문학에세이

(장영희, 샘터)

 

<“빨리 입원하라는 전화를 받았을 때, 이상하게 나는 놀라지 않았다. 꿈에도 예기치 않았던 일인데도 마치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듯, 그냥 풀썩 주저앉았을 뿐이다. 뒤돌아보면 내 인생에 이렇게 넘어지기를 수십 번, 남보다 조금 더 무거운 짐을 지고 가기에 좀더 자주 넘어졌고, 그래서 어쩌면 넘어지기 전에 이미 넘어질 준비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신은 다시 일어서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넘어뜨린다고 나는 믿는다. 넘어질 때마다 나는 번번히 죽을 힘을 다해 다시 일어났고, 넘어지는 순간에도 다시 일어설 힘을 모으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많이 넘어져 봤기에 내가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되었다고 나는 확신한다.

 

그의 노벨상 수상 연설문에서 윌리엄 포크너는 말했었다. “문학은 인간이 어떻게 극복하고 살아가는가를 가르친다.” 그렇다. 문학은 사람의 용기를, 사랑을, 인간다운 삶을 가르친다. 문학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치열한 삶을, 그들의 투쟁을, 그리고 그들의 승리를 나는 배우고 가르쳤다. 문학의 힘이 단지 허상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도 나는 다시 일어날 것이다.>

 

위의 글은 척추암으로 인해 20095 9일에 57세의 아까운 나이로 세상을 떠난 서강대 장영희 교수가 2001 8월부터 <조선일보> ‘문학의 숲, 고전의 바다 3년 가까이 연재한 문학에세이들을 엮어 만든 <문학의 숲을 거닐다>라는 책 속에 들어 있는 문학의 힘이라는 에세이 중의 한 부분이다. 소아마비 장애를 앓아 평생을 목발에 의지하여 살아야만 했던 저자가 척추암 판결을 받고 일간지 연재를 중단하면서 마지막으로 쓴 에세이가 바로 문학의 힘이라는 글이다.

 

생전에 저자는 남보다 느리게 걷기 때문에 슬라이드 필름처럼 더 많은 세상이 보인다고 말하였다. 그래서 원고지 10매 정도의 짧은 글 속에 한 편의 고전을 현실의 삶과 연결하여 해설한 문학에세이들을 모아 엮은 <문학의 숲을 거닐다>에는 보통 사람들은 볼 수 없는 저자의 깊고 비범한 시선이 들어 있다. 그리고 저자의 지적이고 따뜻한 문장으로 인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훈훈해지고, 가슴 속 깊은 곳에서 고전을 읽고 싶은 지적 열망이 솟아 오른다.

 

신은 다시 일어서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넘어뜨린다고 믿을 만큼 긍정적이고 소망적인 사고를 가졌던 저자는 넘어질 때마다 번번히 죽을 힘을 다해 다시 일어나려고 힘을 모았다. 그리고 척추암 판정을 받아 연재글을 중단하고 떠나면서도 문학의 힘은 단지 허상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도 나는 다시 일어날 것이다고 다짐하였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우리는 알 수 없지만 소아마비로 평생을 목발에 의지하며 생활하였고 세 차례의 암투병을 겪으면서 결코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았던 저자는 결국 암으로 사망을 하였다. 하지만 그녀의 정신은 <문학의 숲을 거닐다>라는 책을 통해 살아 숨쉬며 우리에게 희망과 감동을 주고 있다.

 

짧은 서평을 끝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을 한번 해 본다. 문학의 힘을 믿는 사람이 죽음의 고통과 고난 속에서도 다시 일어날 것을 믿는다면 신앙의 힘을 믿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태도는 어떠해야 할까?